40년을 이어온 911은 오늘날 포르쉐를 정통 스포츠카의 대명사로 각인시킨 주인공이다. 여섯 번째 911(코드네임 997)이 올 가을 공식 데뷔에 앞서 새 모습을 드러냈다. 과거로 돌아간 듯한 원형 헤드램프와 레트로 풍 인테리어, 엔진과 서스펜션의 변화 등으로 영원한 포르쉐의 전통을 이어갈 준비를 마쳤다.

올가을 공식 발표를 앞둔 포르쉐 911(코드네임 997)이 미리 모습을 드러냈다.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100만 대 이상의 스포츠카를 만들어낸 포르쉐는 명문 스포츠카 메이커라 부르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다. 이러한 포르쉐의 명성 뒤에는 ‘포르쉐=911’이라는 등식을 성립시키며 40년간 생산된 911이 자리잡고 있다. 1963년 9월, 911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공식 데뷔한 이래로 9월은 전통적으로 포르쉐가 이어 모델이나 새차를 발표하는 달이 되었다. 지난 가을 911 40주년 기념 모델로 포르쉐 본사가 있는 독일 슈투트가르트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 여운이 채 가시지도 않은 지금, 다시 한번 설렘과 흥분의 물결이 밀려들고 있다.

40년간 논란 빚으며 진화 거듭 페르디난트 포르쉐가 아들 페리와 함께 개발한 포르쉐의 첫 모델 356은 1950년에 처음 나와 15년 동안 7만8천대 가까이 팔리는 성공을 거뒀다. 356이 ‘신생’ 포르쉐의 기틀을 다졌다면 뒤이어 나온 911은 포르쉐를 정통 스포츠카 메이커로 이끌었다.
페리는 356의 성공을 이어갈 후속 모델로 더 크고 안락하며 성능이 뛰어난 4인승 GT를 구상했다. 페리의 장남 페르디난트 알렉산더 포르쉐가 디자인을 맡고 창업자의 외손자인 페르디난트 피에히(전 폭스바겐 그룹 총수)가 엔진 개발을 담당했다. 코드네임 901의 1세대 모델은 356의 디자인을 물려받아 패스트백 타입으로 만들어졌고 2+2 실내 구성을 위해 차체를 키웠다. 리어 엔진·뒷바퀴굴림(RR) 플랫폼을 새로 만들고 수평대향 6기통 2.0X 엔진도 개발해 얹었다. 최고시속은 210km, 0→시속 100km 가속 9초로 빼어난 외모와 함께 스포츠카다운 뛰어난 성능을 자랑했다. 한편 가운데에 0이 붙는 숫자의 상표권은 이미 푸조가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름을 911로 바뀌었다.
73년 선보인 시리즈Ⅱ는 73년부터 89년까지 16년 동안 911 역사의 한 페이지를 채웠다. 레이싱 노하우를 가장 많이 물려받은 것도 이 때. 356 카레라의 뒤를 잇는 고성능 카레라 버전과 레이싱 타입의 한정 모델 RS, 911 중 최강의 성능을 뽐낸 터보(코드네임 930)가 이 시기에 등장했다. 2세대 911은 최대 시장인 미국의 충격흡수 규정에 따라 범퍼가 커진 것이 스타일 변화 중 하나였다.


차체는 길이가 약간 줄었지만 너비는 38mm 정도 늘어나 떡 벌어진 어깨를 내세우며 당당해졌다. 부드러워진 보디라인을 확인시켜주는 것은 0.30에서 0.28로 줄어든 공기저항계수. 996이 인테리어에 있어서 모던 룩을 추구했다면 997은 레트로 풍으로 꾸몄다. 대시보드는 부드러운 감촉의 플라스틱과 알루미늄 트림으로 구성했다.
두 모델 모두 포르쉐 전통의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을 얹었다. 두 개의 다른 엔진을 한꺼번에 내놓은 것은 21년 만에 처음 있는 일. 카레라는 3.6X 엔진을 유지하지만 마력 수가 10마력 늘어 325마력에 이른다. 보어를 늘려 배기량을 3.8X로 키운 카레라 S의 엔진은 355마력을 낸다. 카레라는 0→시속 100km 가속을 5.0초에 끊고 S는 4.8초. 최고시속은 각각 285km와 292km다.
수동 6단 트랜스미션은 기어비를 살짝 낮췄고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인 서스펜션도 세팅을 달리해 좀더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이끌어낸다. PASM(Porsche Active Suspension Management)은 카레라 S에 기본이고 카레라는 옵션. 스포츠성을 높이기 위해 스프링과 댐퍼를 좀더 단단히 했고, 지상고를 낮춘 스포츠 패키지도 고를 수 있다. 속도감응 가변 스티어링 휠로 조종 안정성을 높였고 사이즈를 키운 브레이크는 확실한 제동력을 보장한다. 카레라 S는 세라믹 디스크도 달 수 있다.
현실에 다가간 고성능 스포츠카 포르쉐는 한 가지 모델만 먼저 발표하던 전통을 깨고 카레라와 카레라 S를 동시에 내놓았다. 이어서 2005년에는 카레라 4와 카브리올레, 2006년에는 터보와 카레라 4S, 2007년에는 GT3과 GT2가 줄줄이 데뷔할 예정이다.
한&n 한 해 5만여 대를 만드는 포르쉐는 소규모 메이커에 속한다. 하지만 소수의 매니아를 위해 고작 수천 대만 만드는 페라리나 람보르기니 등에 비하면 거대 스포츠카 메이커나 다름없다. 완전히 대중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값과 성능에 있어 좀더 현실적인 고성능 스포츠카의 영역을 구축한 것만은 사실. 다가설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다는 것이 포르쉐의 매력이고, 그 매력의 진원지는 다름 아닌 911이다.
Porsche   911 Carrara S
Number of cylinders V6 DOHC Displacement(cc) 3824
Horsepower (Nm at rpm) 355/6600 Torque(Nm at rpm) 400/4250
Acceleration 0-100Km/h(s) 5.3(M/T),6.2(A/T) Top Speed(Km/h) 285
Tire size, front 235/35R19 Tire size, rear 295/30R19
Fuel Tank(1) 64